서울 밤을 방랑하다 일상

부산 서면의 풍경입니다. 이 때가 다섯시 정도 되었을 시간이군요.

도저히 지금의 체력으로는 입석을 소화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과감하게 좌석을 잡은 건 좋은데,

차가 거의 9시 다 되어서나 있는 관계로 서울에 도착하니 12시.

집인 정릉까지 가려면 4호선을 타는 게 좋은데 이 시간대엔 아무래도 끊기죠...

그래서 조금 생각하다가, 날씨도 좋고 생각할 것도 많은데 앗싸리 걷자고 결정!
뒤에 비치는 건 남대문입니다.

한밤중, 그것도 일요일이 끝난 뒤의 새벽 시간대라 가끔 다니는 차 빼곤 인적이 거의 없네요.
남대문에서 을지로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시청 앞에서 뭔가 하려는 모양인데...길을 막아서 다니기가 힘들어요...
윽...나는 이것과 같은 이름의 게임 제작사를 알고 있어...

머리가...기억이 나지 않아...(...)
종로에서 발견한 우미관 호텔

우미는 프로방스풍♡
종로 3가에서 4가로, 4가에서 5가로 천천히 걸어서 이동합니다.
광장시장이다-

사실 그다지 좋은 기억은 없습니다. 가서 뭘 먹을 때마다 맛없었음. (...)

조금 더 맛있는 전을 파는데를 알면 좋은 기억으로 덧칠할 수 있을텐데...
광장시장을 지나가면 동대문입니다.

남대문에서 동대문까지 열심히도 왔다냐-

여기서 좌측으로 꺾으면 집으로 가는 방향이고, 우측으로 꺾으면 동대문시장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딴길로 새기 시전
여기는...

굿모닝시티엔 동대문 메가박스가 있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있나!
당연히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로비에 네 사람 있던가. (...)
1학년과 3학년은 나란히 있고-
2학년은 따로 나와있습니다.

판넬이 양쪽을 합치는 형태였군요. 어쩐지 맨날 하나요가 어긋나 있더라. (...)
팜플렛도 비치되어 있어서 한창 개봉중이라는 걸 실감하게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저는 감개무량하더라구요...
극장 바로 옆 경품게임기 안에도 러브라이브의 흔적이!

우미 수영복 피규어랑 호노카 모큣토 교복버전 피규어입니다.

동대문에 영화 보러 가실 분은 한 분 노려보세요~
이왕 딴데로 샜으니 밥먹고 집에 갑니다.

동대문은 야시장이 서고 24시간동안 하는 가게도 제법 있기 때문에 살았죠.

메뉴는 돈까쓰-
우걱우걱우걱

양념이 괜찮았습니다.
밥먹었으니 동대문 앞으로 가서 이번엔 좌측으로 이동.

서울은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어디든 알기 때문에 헤맬 일이 없습니다.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그렇게 친절하게 길 찾을 수 있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일단 한밤중에 이런 골목을 지나도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는 건 큰 강점이겠네요.

...물론 세상엔 미친놈이 많습니다. 따라하지 맙시다.
그렇게 한참 가니까 대학로에 도착!

4호선은 끊겼기 때문에 무시하고 지나갑니다.
혜화에서 삼선교 쪽으로 넘어가는 언덕입니다.

왠지 빔이라도 쏘는 것 같은 분위기네요- (...)
삼선교에 도착했다는 증거

지금은 아무도 근처에 얼씬대지 않는 서울 3대 제과점, 나폴레옹 과자점입니다.
여기서 대로를 타고 가면 성신여대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UTA몰이 등장합니다.

안은...처참한 상태죠...장사가 정말 안된대요...

이 근처가 사람이 적은 것도 아닌데 어디가 문제인지. 수맥이라도 흐르나? (...)
성신여대 앞에는 고개가 두 개 있습니다.

길음-미아사거리 쪽으로 빠지는 미아리고개

정릉-북악터널 쪽으로 빠지는 아리랑고개

여기서는 아리랑고개로 넘어갑니다...무슨 민요 가사같네 (...)

아리랑고개 꼭대기에는 아리랑 미디어센터가 있습니다.
이 고개만 넘어가면 정릉이 내려다보이는 위치까지 옵니다.

거의 다 왔다아아아아

이 시점에서 집에 가는 버스들이 운행을 시작했다는 표시가 전광판에 뜨네요.
유, 육교다아아아

이 육교를 보면 그래(舊 하라쇼)를 케이지에 넣고 오락가락했던 기억이 나네요.

육교 건너자마자 동물병원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냐...
그리고 집에 도착!

하니까 4시 40분...

딴 데 새고 놀고 그랬습니다만 대충 자기 페이스로 이동하면 5시간이면 도착하게 되는군요.

동선을 최소한도로 절약했으면 여기서 3시간은 뺄 수 있었을지도?


그리고 자고 일어났더니만
깜짝이야! (...)

긔여어...

어쨌건, 요즘엔 날씨가 시원해서 걸을만하네요.

확실하게 안전이 보장되는 길이라면 밤산책도 추천해볼만하겠습니다.

최근엔 여러 실망스러운 일들이 많아서 다들 한국에 학을 뗀 사람들이 많지만...

역시 아무리 그래도 세계 5% 안에 드는 안전한 나라인 것 같긴 합니다.

전쟁 한 번 나면 잿더미는 될지언정. (...)

어쨌건 그러므로 종합적으로 보면 별로 싫지 않네요. 우리나라.

덧글

  • 홍차도둑 2015/09/07 16:06 # 답글

    민요 맞습니다.
    아리랑고개의 유래가 민요 아리랑에서 비롯된거 맞아요.
    원래 거기가 개천 흐르는(정릉에서 흘러나오는)곳이라서 고깃집들이 많았다고 해요. 그 고깃집들이 홍보를 위해 '아리랑'이라고 홍보한게 아리랑고개로 이름 붙이게 된 유래랍니다.
  • 남두비겁성 2015/09/07 16:16 #

    지금은 고깃집이라고는 세네개 정도밖에 눈에 안 띄는데 말이죠...
  • 홍차도둑 2015/09/07 17:17 #

    그때하고 지금하고 같겠어요...이미 개천은 파묻혔는데...허허허허
  • memoraser 2015/09/07 20:25 #

    아리랑 고개는 나운규 선생이 이 동네에서 영화 아리랑을 촬영한 이후로 그렇게 불렀다고 알고 있어요. 그거 기념한다고 성신여대역부터 아리랑 고개에 이르는 길 바닥에 구에서 동으로 영화 포스터들을 양각해서 박아놓는 바람에 동네 할머니들이 겨울에 고생 좀 하셨죠.
  • 홍차도둑 2015/09/07 21:54 #

    memoraser 님 / http://seongbuk.go.kr/tour/tourism/sights/arirang4.jsp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구청에서도 '전해진다' 라는 거라서...애매하더라구요. 그래서인지 저는 이 동네 살면서 오래전의 홍보자료에서는 춘사 나운규 선생님의 영화 이야기는 빠져있었습니다. 지금은 이야기하신 동판이 안보입니다. 2010년쯤인가부터 거기에 뭘 덮고 하더니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 않을 정도에요. 한쪽 길은 한국영화, 한쪽은 세계걸작영화들의 포스터가 돋음새김 된 거였는데...사라진게 아쉽습니다.
  • 남두비겁성 2015/09/07 22:44 #

    실은 저도 그 동판은 밟고 미끄러진 기억밖에...(...)
  • 비타 2015/09/07 16:49 # 답글

    여행기를 보는건 즐겁긴한데 꼬박 4시간 넘게 걸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그 회사는...어떤 '자동차'....요바레떼.....짜자자짠!
  • 남두비겁성 2015/09/07 22:44 #

    잘 기억하고 계시는군요. (...)
  • 수륙챙이 2015/09/07 17:20 # 답글

    저 돈까스집 가끔 회사에소 가는 곳이네요..스프 무한리필 가능한..메가박스 바로 건너편..

    서울은 진짜 밤에도 안전한 편이죠..홍대나 이런 곳은 오히려 밤이 더 시끌벅적하기도 하고..캐나다에서는 밤 9시 넘으면 나가지 말라고 했었는데...
  • 남두비겁성 2015/09/07 22:44 #

    그래서 서울은 좋은 도시입니다.
    물론 모든 곳이 다 안전하진 않으니 등 뒤에도 눈은 달아야.
  • nnyong 2015/09/07 17:47 # 답글

    유타는 애쉴리가 혼자 먹여살리는 건물 아닌가요 허허...
  • 남두비겁성 2015/09/07 22:45 #

    애슐리 혼자 가서 왕창 집어먹고 싶데이...
  • 게으른 맘모스 2015/09/07 17:50 # 답글

    밤새 걸어온 남두님에게 '파이토다요'를 시전 중이신 호대장님
  • 남두비겁성 2015/09/07 22:45 #

    한 잠 자고 파이토하자...(...)
  • kiekie 2015/09/07 18:23 # 답글

    그리운 모교 앞에 저런 흉악한(?)건물이 언제 올라갔지요? ㅋㅋ
    안간지 오래되어서 몰랐네요.
  • 남두비겁성 2015/09/07 22:45 #

    패션몰로서 만들어진 건물입니다만, 들어가는 가게는 족족 장사가 안되어서 폐업했어요.
    지금 들어가있는 폴더랑 스파오 이전에 있던 애들도 유명한 체인이었는데 망해버렸죠.
  • 엘레렐렐레 2015/09/07 19:03 # 답글

    엄청 걸어다니셧네요. 2시간만 걸어도 허리가 아프던데..

    메가박스 동대문점이 저기였구나..!!
  • 남두비겁성 2015/09/07 22:45 #

    24시간 하고 주변에 편의시설도 많아서 난이도가 낮은 곳에 속합니다.
  • Megane 2015/09/07 20:00 # 답글

    유타는 진짜... 거의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고 게임장에만 사람들이 우글우글...
  • 남두비겁성 2015/09/07 22:46 #

    애슐리 있는 층 정도 제외하곤 참 을씨년스러운 곳이죠...
  • diamonds8 2015/09/07 22:22 # 삭제 답글

    집에 잘 도착하셨군요 흐으
    어째 남두옹은 여행을 주제로 다루면 정말 유쾌할거 같습니당.
  • 남두비겁성 2015/09/07 22:46 #

    몸이 안 좋네 안 좋네 하면서 다른 사람의 두 배 세 배도 아무렇지 않게 걸어버리니깐. (...)
  • Flame Talk 2015/09/07 23:11 # 답글

    동대문 메가박스가 24시간 열다보니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보고 나서 로비에서 하룻밤 지샜던 적도 있었죠. 이번에 러브 라이브 극장판 보러갔을땐 입장전에 로비에서 대기하는데 스쿠페스 하는 사람들은 기본이고 특전 SR 교환 신청하려는 사람이나 쿠소베리 대놓고 들고 다니던 분도 눈에 띄어서 상당히 인상적이였네요
  • 남두비겁성 2015/09/08 00:24 #

    네소베리를 머리 위에 얹고 다니는 사람이라던가...피식 (...)
  • Cra2G 2015/09/08 00:17 # 답글

    이제 저 아이도 1월이면 제 손에...!
    2주차는 이수서 안하면 담주 월요일에 동대문 표나 끊어봐야겠습니다.
    나폴레옹은 서래마을서 가긴 합니다만...
  • 남두비겁성 2015/09/08 00:24 #

    거기도 있긴 했군요. 나폴레옹은 삼선교에 있는 게 본점이다냐
  • 코토네 2015/09/08 01:02 # 답글

    동대문 메가박스에 아직도 러브라이브 팜플렛이 남아있었군요. 대구 메가박스에서는 전멸했는데;;;
  • 남두비겁성 2015/09/08 01:05 #

    뭐 어쨌건 팜플렛에 불과하니 시간 되면 채워주겠죠.
  • 세피아 2015/09/08 09:12 # 답글

    막짤 호노카가...... ㅋㅋㅋㅋㅋㅋㅋㅋ
  • 남두비겁성 2015/09/08 12:16 #

    파이토다요! (퍼퍽)
  • 냉동만두 2015/09/09 01:00 # 삭제 답글

    한밤중에 저리 사람없는 골목을 지나면,
    제가 살았던 나라는
    사막 한가운데로 납치 당해서 후장이 따이거나
    권총강도를 당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란 분명히 좋은 나라에요...
  • 남두비겁성 2015/09/09 04:10 #

    사실 우리나라도 인적 드문 곳은 굳이 지나가지 말고 호신은 스스로 하는 게 좋죠...
  • anchor 2015/09/09 10:25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께서 소중하게 작성해주신 이 게시글이 9월 9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 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9월 9일 줌에 게재된 회원님의 게시글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남두비겁성 2015/09/09 13:01 #

    오, 오랜만에 먹는 거 위주가 아닌 글이 올라갔다...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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